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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

씨앗을 모으며

by 신나는 삶 2007. 10. 12.
 

    

 

 

씨앗을 모으며..

                                                                                                                        이성연

이 년을 길러

꽃을 보고 말리라

 

작년 이맘때

씨앗을 모으며

의미를 부여했다.

" 느들이 이 맘을 알어?"

 

설악초, 화초고추, 매발톱, 금낭화, 조롱박, 여주, 작두콩, 분꽃

샐비어, 꽈리, 나리, 봉숭아, 붓꽃.......

수십 가지를 하얀 봉투에 넣고

정성스레 꽃이름을 적으며

1년을 기약하려는 몰래 먹은 맘

'느들은 그걸 몰랐으면 좋겠다.'

 

봄부터

정성을 들여 가꾸어

그 꽃들을 혼자 감상했다네

 

이제 메뚜기까지 날아드는 가을에

딱 한그루 키운 작두콩에 이따만 한거 21개,

수십개의 조롱박이 주렁주렁, 그 옆에 쑤세미도

아 오늘

그걸 따서리.......

 

봉투를 가져 오래서

샐비어 씨를 받고

분꽃 씨를 쪼개어,

"요기요 흰가루가 예쁜 아가씨 얼굴에 바르던 분가루여"

아는 체도 하고

봉숭아, 설악초, 노루오줌, 꽈리......

그 놈의 씨앗을 받으며

 

내년에

그 년의 활짝핀 얼굴을 또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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