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행초 - 이제 가을을 보내주어야겠다.
된서리가 오고
어제 밤새 무척 추웠나보다.
아침부터 떨어지던 단풍잎이 하나 둘
바닥에 수북이 쌓인다.
아마도 저녁이면 모두 떨어져
내년을 기약할 것이다.
저기
운동장가에 있는 상수리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긴 것이 보름은 되었고
은행나무, 버즘나무, 느티나무들
하마 벌써 낙엽이 졌다.
저멀리 나무 사이로
탄금대 어렴풋 보이도록
가지만 남았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 밟는 소리
운동장을 거닐면
시 한편 나올 법하다.
부지런한 우리 주무관님들
겨우 열흘 참았다.
"낙엽 좀 쓸지말고 그대로 두라."
는 엄명에도
오늘 새벽에 출근하여 벌써 다 쓸어버렸다.
운동장엔 공차는 아이들
힘이 넘쳐
살쌀한 날씨에도 웃통을 벗었다.
쌍둥이감?
저 감들도 이제 수확하여
떫은 맛 보여 주어야지~
홍시가 되면 얼마나 달고 맛있을꼬???
한참 뽐내던 국화도
며칠 후엔 시들을 터
이제 그만 가을을 보내주어야겠다.
이제
아름다운 목행숲은
어린이들 그림으로 남아
겨우내 골마루에서 감상하리라.
출처 : 목행숲사랑회
글쓴이 : 신나는 삶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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