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미(2000년 4월 ~ 2010년 1월 28일)
우리집에 한달된 강아지로 분양 = 요크샤텔어
10년을 살다가 오늘
그 목숨을 다 하였다.
오늘
뽀미
10살의 딸, 개자슥 노릇을 충분히 하고
하늘님에게로 돌ㄹ아가ㅆ습니다,
며칠전부터 감기기운은 있었지만
아침 저녁 가래가 생겨 컥컥 햇자만
누가 그리
누가 그리 빨리 갈줄 알았나?
응급실로 119로, 가는도중 엄마의 간절한 인공호흡도 소용없이
편안히 잠이 들었다.
이리뛰고 저리 뛰고 제어미는 얼마나 놀랐을고?
오늘 아침에 나를 배웅하며 악수했는데
밥도 먹고 돌아다나기도 허고
의사는 이미 가망이 없단다,
따뜻한 곳에 묻어주란다,
10년이나 딸 노릇을 충분히 했는데
땅에 묻으란다
아침에 돌아다니던 뽀미 눈에 선하지만
이미 숨쉬지 않는단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나?
아직 식지않은 뽀미를 들고
예쁜 상자를 구하고
평소에 쓰던 최고급 양털로 수의를 하고
평소에 입던 옷 3벌을 넣어주고
먹이, 간식, 과자 통째로 넣고
용돈하라고 제어미 1,000원, 제아비 10,000
바람들어가지 않게 꽁꽁묶어 관을 만들었다.
몸이 식지않은 걸 묻어주어야 하나?
눈에 밟히는 저놈을 저 차가운 흙속에 넣어야 하나
여기저기 땅이 얼어 파지지않는다
그러나 어쩐 일인가
이 겨울에도 제놈이 들어갈 곳은 삽으로도 푹푹 파이는
흙이 고운 양지바른 여기가 명당이로다.
제 주인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곳에
제가 묻힐 곳은 제가 찾는다는 느낌이다.
1m는 깊이 파서 관을 묻고
마침 옆에 있는 대리석으로 비석을 했다.
"뽀미야, 고맙다' '아빠, 아빠, 잘 살게."
묘비명을 적어
양지녁 고운 땅에 깊이 묻었다.
머리 숙여 깊이 두번 절하고
10년 살아주어서 고맙고 자식노릇 훌륭히 한 개자식이었네
한없이 반가워하고 매달리고 뽀뽀하고
주인이 저승 왔다갔다 할 적에 5,6일씩 혼자 집을 보면서도
죽지않고 반갑게 뛰어나와 우리의 걱정을 순식간에 없애던
너는 진정한 딸이었다네
너는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딸이었단다
약도 먹고 안고다니고 밥도 먹고 설텅물도 먹이고
엄마가 널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그렇게 허무하게 죽으면 어쩐다냐
아프다고 하지, 힘들다고 하지 그렇게 금새 죽으면 어떻게 해
그래도 양지바른 곳에 묻고
뒤돌아서지 못하는 엄아빠는 오빠들의 전화조문을 곁들여
깊이 절하여 조문하노니
평히 영면하시게,,,,,,,,,,,,,,,,,,,,,,,,,
하늘님, 뽀미를 보내오니 잘 거두어 주시고
여기 남은 제 어미 애비 잘 돌보라 해 주세오,
뽀미의 영면을 바랍니다,
뽀마야,
멈마가 너를 무척 사랑했단다. 어릴적부터 너를 한시도 눈을 떼지않고 아기인양 키웠단다.
좋은 곳으로 가서 잘 지내렴
엄마의 목이 가장 아늑한 곳이라 여기고
엄마의 귀를 잘근잘근 깨무는 것이 최고의 아양인 양
서열 1위인 엄마에겐 깨갱하고
제 놈이 2위
서열 3위인 내게는 뽀뽀는 커녕 조금만 건드리면 코를 찡긋찡긋 응징하려하고
가금 오는 4위인 제 오빠에겐 곁에도 못오게 하더니
제 목숨 다한 것을 아는지 며칠전에는 반갑다하고 안기고 하더니......
개에게 엄마라커니 아빠라커니 오빠라커니 한다고
비웃는 이들 있어
이놈은 사람 자식이요
뽀미는 엄연한 개자식이노라고
사람자식 못잖은 사랑 듬북 나누며 10년을 같이 살아온 반려 식구라고........
하루 100원짜리 소시지하나에
그는 얼마나 많은 감동과 친근함과 대화와 사랑을 나누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