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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

아버지의 기도

by 신나는 삶 2008. 11. 8.

 

아버지의 기도

 

덕주사를 찾아가는 길에

겨울이 재촉하고는 있지만

마음을 녹일만큼

가을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대웅보전 안으로 용감히 걸어들어가

부처님 앞에

방석을 깔고

옆사람하는 대로 절을 하였다. 생전 처음

 

 

둘째 아들놈 일생일대의 전환점인 CFP자격 시험

오후 3시 입실하여 시험지를 받았을  그 시간

효험이 있을 법한 부처님 시선 앞에

똑바로 보던 눈을 내려깔고

깊이 머리 숙여 오랫동안 절하였다.

 

저절로 떨어지는 눈물 한 줄기로

진심임을 증명하고

미국 월가를 접수하겠다는

수영이의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하였다.

 

 

마애불 앞의 절경을 눈에 가득 넣으며

땀으로 위장한 찝질한 눈에 고인 물을 훔쳐내고

큰 바위 미륵에게도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두 손을 모았다.

 

 

오래된 느티나무 그루터기

거기에도 마음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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