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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

[스크랩] 오십견 ... 김재진

by 신나는 삶 2008. 1. 2.

 

 

 

 

 

 

 

          나는 오십견이

          쉰 살 된 개인 줄 알았다.

          오십에도 사랑을 하고

          오십에도 눈물이 있는지

          비릿한 나이에는 알지 못했다.

          오십에 기르게 된 어깨 위의 개들을

          풀어놓아 먹이려고 침을 맞는다.

          어깨에 꽂힌 이 바늘은

          우주와 교신하는 안테나다.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피뢰침 세워놓고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이 짐승은

          못돼먹은 성깔에 내린 벼락일지 모른다.

          벼락 치듯 가버린 친구 한, 둘 늘어나는

          쉰 살 된 몸 안에 개들이 살고

          부글거리는 속 지그시 눌러 앉히며

          양념 센 국그릇에 소 떼가 산다.

          오십에도 그리워할 것이 있고

          오십의 하늘에도 별이 돋는지

          들끓는 나이에는 알지 못했다.

 

 

 

 

 

                         

 

 

출처 : 오십견 ... 김재진
글쓴이 : 클라우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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