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경영할 대단한 놈
아들과의 1박2일.
손에 잡힐듯한 세상은
저기 있다.
엄청난 용틀임을 하고 있는 그 놈이
잠시 아버지를 찾았다.
어머니의 포근함을 느끼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보며
군중속의 용광로로 걸어들어갔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폼잡고 걸어가는 그 놈의 왼손에는
지구가 들려 있었다.
'세계를 경영할 대단한 놈!!!'
<아들의 편지>
'JP 모건 한국 지점을 통해서 본사로 진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충주에서 풀로 충전하고 왔다.
좌천룡 우백호 같은 산세 아래 포근하게 고여 있는 저수지에서
아부지와 낮부터 밤까지 낚시를 즐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부지가 40년 낚시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들어 보고.
은박 돗자리 펴놓고
어무니가 싸주신
안창살과 고추와 김치로 소주 한잔 하고.
태풍 중에도 수영이가 낚시하러 온다니 날이 좋구나 하시며.
집에 와서는 스무마리 넘게 잡은 붕어 중 몇마리를
아부지께서 손수 회를 떠 주셔서 어무니와 맥주한잔 하고..
자고 일어나니 어무니가 백숙을 준비해 주시고,
또 자고 일어나니 이번엔 수제비.
이토록 정겨운 가족.
그토록 지겨웠던 사람 바글바글한 서울을 떠나
자연과 가족과 함께 한 이번 2박 3일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훌륭한 휴식이 되었다.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도착한 문자메시지.
'수영아 충전은 좀 됐니? 또 다시 행군을 시작해야지.'
네~ 어무니. 충분히 충전 됐습니다.
이제 다시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고 보세요. 나는 이런 어무니 아부지가 계셔서,
성공을 두번도 더 할테니.
너~~~무 좋은 시간, 휴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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