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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 - 귀신잡는 붓글씨 이야기

by 신나는 삶 2017. 2. 26.

귀신잡는 붓글씨 이야기 - 이성연의 글

 

2014년 퇴직하고 붓글씨를 시작했다.

그러나 만만치 않다.

콩나물 크듯 조금씩조금씩 커다가보면

언젠가는

손주놈에게 가훈 하나

멋지게 써주고 싶다.                 

어릴 적

어디에선가 들은

옛날이야기 한 토막이

나에게는 서예에 관심을 갖게 했고

평생 훈화로 강의자료로

많은 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옛날옛적 어느 마을에

흉가가 하나 있었다. 그 집에 묵어가는 나그네는 그 이튿날이면 반드시 죽어 나갔다.

그 동네에서 힘깨나 쓰는 장정도 마찬가지였다. 마을 주민들이 회의를 거쳐 자금을 갹출하여 칼 잘 쓰는 무사를 고용하였다. 그러나 그도 역시 그 이튿날 죽어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전국에서 활 잘 쏘는 궁사를 모셔왔다.

 

귀신은 밤 12시에 나타난다던가. 활잡이는 저녁을 든든히 먹고 술도 한 잔 걸쳐 배짱을 키운 후에 밤을 기다렸다. 차차 밤이 깊어가니 활을 들어 문을 향해 겨누었다. 차차 12시가 가까워옴에 두려움은 점점더 커져가고 팔에는 힘이 빠져가고 공포는 극에 달하는 12시가 되어 무언가 대문에 나타나고 방에 점점더 가까이 오는 소리, 귀신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아뿔사! 활잡이는 그만 혼절하여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마도 갈잡이나 활잡이는 오로지 귀신 생각에 점점더 공포에 질리게 되었을 것이다.

 

허탈하기도 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어느날 허름한 선비가 그 마을에 들렀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자기가 한 번 그 귀신을 잡겠노라고 호언을 한다. 그 흉가에 지필묵을 준비해 달라하였다. 그 선비는 저녁을 먹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에 고요히 홀로 앉아 먹을 정성껏 갈고 나서 붓을 들었다. 한 획 한획 정성을 다하여 글씨를 쓴다. 한 장의 글씨를 쓰고나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음에 안 든다고 혀를 찬 다음에 다시 붓을 들어 더 정성껏 집중을 하여 써 내려 간다. 그 때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건다. 글씨가 삐뚤어질까 쳐다보지는 않고 대꾸를 한다.

 

뉘시오?”

나는 저 아래 마을 살던 박생원이라하오.”

그러시오? 어쩐 일이오?”

내가 억울한 죽임을 당해 저 언덕 큰 나무 아래 몰래 묻혔다오.”

여전히 선비는 글씨에 집중하며 이야기는 건성건성 이어나갔다.

그래서요?”

나를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고 술 한잔 따라주오.”

그러지요!”

한참 후 선비는 글을 다 쓰고 옆을 둘러보니 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도 없다.

아차차 그 귀신이 다녀갔구먼

 

이튿날, 선비는 동네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 상 잘 얻어먹었다. 이후 동네 사람들은 억울한 주검을 정성을 다 해 잘 장례 치루니 그 동네에는 평화가 찾아왔다더라~~~

 

* 붓글씨는 정신 수양이다?
* 집중하노라면 귀신이 왔다간 것도 모른다.

* 무념무상?

                                     - 이성연 2017.02.26 -

 

 

 

 

<덧붙임> 2017년 10월 08일

 

매일매일

열심히 갈고 닦지만

글씨가 늘지를 않는다.

 

오늘 쓴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