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바위 전설 - 충주시 앙성면 사미리 - 지네와 독사의 싸움
충주시 앙성면 사미리에는 사미리(풀무골) 지네와 마련리(마장) 독사가 가끔 싸운다는 이야기가 있다.
풀무골 뒷산을 대덕산(혹은 치마산 = 馳馬山 : 말이 달리는 모양의 치마바위가 산 위에 있는데
대덕산을 언제부터 치마산이라 했는지 모르겠다. =이성연의 해설)이라고 하며 큰 암벽이 많은데
치마바위라고 하는 바위 시렁에는 굴이 가로로 크게 뚫렸으며
이 굴속에는 천년 묵었다는 용구새 같은 지네가 살고 있는데
천기가 급변할 때면 가끔 나와서 긴 수염을 흔드는 것이 보인다고 한다.
또 그와 상대적으로 개울 건너 마장 뒷산 즉 보련산 중턱에
구멍바위라는 큰 바위 시렁이 있고 이 바위에도 큰 굴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멍석을 말아 놓은 것 같은 독사가 있어
가끔 나타나서 머리를 흔드는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치마바위 부근 일대는 크고 작은 지네들이 무수히 우굴대고
굴바위 부근일대는 크고 작은 독사가 우굴대고 있다는데
이상한 것은 땅꾼들이 잡으러 와보면 한 마리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 기이한 일은 그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런 동물들의 피해를 입은 일이 없다고 한다.
이들 동민들은 이를 위해서 산신에게 정성으로 고사를 올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 양편에 있는 지네와 독사의 백병전이 매년 한번 꼴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싸우는 날이면 그 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동민들은 바로 알아차린다고 한다.
싸우는 장소에는 짙은 안개가 서리며 일대에는 이상한 냄새가 풍기는데
싸움이 끝날 때면 안개가 걷힌다.
이 안개가 걷히는 상태를 보고 모양이 길게 걷히면 뱀이 이겼다는 징조요
모양이 둥글게 걷히면 지네가 이겼다는 징조라고 말하고 있다.
싸움이 끝난 며칠 후에 그 장소에 가보면 승부와 관계없이 작은 지네와 뱀이 무수히 죽어 뒹군다는 것이다.
촌로들 말에 따르면 양쪽 대표인 왕들은 독만을 소모하는데
새끼들이 죽는 것은 이 독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싸움이 끝난 다음에는 더 큰일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것은 지는 편의 동리에서는 그 다음날 반드시 한 사람씩 죽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싸움이 붙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동민들은 자기편이 이겨 달라고 마음의 정성을 다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