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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산중턱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by 신나는 삶 2013. 4. 7.

멋진날

아침에 일어나니

산중턱 위쪽으로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가까이 보이는 산기슭은 남산의 끝자락

그 중간쯤에 호암(虎巖)-범바위-이 있어

내가 사는 이 동네는 호암동이다.

 

길따라 멀리 보이는 동네는 직동

저멀리 눈쌓인 봉우리

만삭인 배불뚝 누워있는 여체

좌청룡 우백호

명당이로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 멀리 보이는

저 명당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차 한잔이 멋진 아침이다.

 

한식이 지난 봄에

눈이 저렇게 내리면

한창 불그레 피었을 저 숲속 몰래 핀 진달래꽃

고개 숙였겠다.

 

 거실엔

아라우카리아

몇년 사이 배는 키가 컸다.

 여기저기

남천

그 나무잎이 늘 단풍이어

예쁘다는 느낌

 

저 커텐들은 정성들여 뜨게질한 아내의 솜씨

열대 식물이 여름인 줄 알고

그 아래 100여 종의 다육식물들은 저마다 뽐을 낸다.

 침실 밖 베란다엔

눈을 뜨면 수십가지 꽃과 식물들이

싱그럽다.

 저 제라늄은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지고 피고지고 꽃을 피워

나를 즐겁게 한다.

 저 밀림 사이

사자도 원숭이도 나올 법 하고

님에게 소식올까 편지함도 한자리 했다.

 이름모를 꽃들이

언젠가 꽃 피우려 준비 중이고

 가짜 꽃도 진짜처럼 매달렸다.

 메뚜기는 외국에서 와

살아있는 듯 매달려 있고

 저마다 특징있고 제철 있어

엄청나게 꽃피우리라.

 영산홍은 하마 꽃잎 떨어져

벌써 봄이 와 있었음을 알겠고

 공중에 매달려 물없이도 잘도 버틴 이름모를 저 놈은

인내심도 강하고

 버티다 버티다

여러 개의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어

그 생명력, 그 신비함에 놀랄 뿐~

뒷 베란다에서 보이는

충주 시내에

이제 어둠이 내리려 한다.

 

이렇게 또 4월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