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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두리

오늘은 내 세번째 생일이다.

by 신나는 삶 2008. 8. 4.
 

오늘은 내 생일이다.


2005년 8월 4일 아침

눈에 고인 눈물을 차마 흘릴 사이도 없이

수술실 문앞에서 간신히 닿은 손끝으로 무언의 눈인사를 보낸 후

어머어마한 의료시설, 의술은

여러 번의 급박한 고비를 넘기고

17시간의 엄청난 산고 끝에

아들은 나를 낳았다.


하루 하루

불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2006년 8월 4일, 첫돌일 때

케이크에 촛불하나 꽂아놓고

가족들이 모여앉아서

살아있음을 축하했다.

 


 

그 후 힘든 나날이었지만

촛불이 두 개가 된 날은

다시 모여 앉아

이제 암환자가 아닐지도 모른다고들 좋아했다.


오늘 세번째 생일이다.

케이크 위에 세 개가 합쳐 빛을 발하고

쉬이 꺼지지 않을 듯

촛불들이 어울리지 않는가?

참으로 오랫만에 전신을 샤워를 했다.


그 때 눈에 맺혔던 눈물이

오늘 아침 기어코 저절로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이제 정상인이다.


오늘 생일상 위에

굳이 그 비싼 고급그렌져를 올려 놓으려는

큰 아들의 깊은 마음.


모든 걸 버려라.

초월하라.

아내의 메시지는

새삶의 의미를 결정지었다.


나는 그들에게 그만큼의 존재 가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