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2005년 8월 4일 아침
눈에 고인 눈물을 차마 흘릴 사이도 없이
수술실 문앞에서 간신히 닿은 손끝으로 무언의 눈인사를 보낸 후
어머어마한 의료시설, 의술은
여러 번의 급박한 고비를 넘기고
17시간의 엄청난 산고 끝에
아들은 나를 낳았다.
하루 하루
불안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2006년 8월 4일, 첫돌일 때
케이크에 촛불하나 꽂아놓고
가족들이 모여앉아서
살아있음을 축하했다.
그 후 힘든 나날이었지만
촛불이 두 개가 된 날은
다시 모여 앉아
이제 암환자가 아닐지도 모른다고들 좋아했다.
오늘 세번째 생일이다.
케이크 위에 세 개가 합쳐 빛을 발하고
쉬이 꺼지지 않을 듯
촛불들이 어울리지 않는가?
참으로 오랫만에 전신을 샤워를 했다.
그 때 눈에 맺혔던 눈물이
오늘 아침 기어코 저절로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이제 정상인이다. ”
오늘 생일상 위에
굳이 그 비싼 고급그렌져를 올려 놓으려는
큰 아들의 깊은 마음.
“모든 걸 버려라.”
“초월하라.”
아내의 메시지는
새삶의 의미를 결정지었다.
‘나는 그들에게 그만큼의 존재 가치가 있는가? ’
'넉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옛날이여. (0) | 2008.08.23 |
---|---|
보는 시각의 차이-사고방식의 차이 (0) | 2008.08.08 |
나리-내 닉네임이다. (0) | 2008.07.29 |
오늘이 내 인생을 시작하는 날이란다. (0) | 2008.07.28 |
세계를 경영할 대단한 아들놈과의 1박2일 (0) | 2008.07.22 |